담배, 그 놈의 담배가 뭐길래…
- Posted at 2007/04/01 13:38
- Filed under 전파 발전소/전파
으레 있는 행사처럼 일어나는 담배 논쟁. phpschool에서는 해마다 꼭 이런 주제가 등장했었다. 이번 해에도 어김없이 포럼에 이 담배 논쟁이 등장하고 말았는데, 뜨거운 인기와 함께 다양한 생각을 볼 수 있었다. 언제나 그렇듯이 논쟁과 비방이 반복되고 결국 서로 간의 견해 차이만 확인하는 결론은 다를 바 없지만 말이다.
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거에 대한 고찰 (새 창으로)
저 포럼에서 처음 이런 주제를 본 게 아마도 2001년이었던 것 같다. 참으로 민감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. 요즘 세상은 흡연자에게 불친절하게 변해가는 듯하니 비흡연자로서 안심이다. 그러나 세금 내면서 흡연권 마음대로 못 누리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흡연자들은 언제나 있다. 정작 핵심은 그게 아닌데도 말이다.
비흡연자가 흡연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게끔 하는 것이다. 담배 피우는 그 자체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담배 연기와 냄새, 담뱃재가 생리적으로 괴롭기 때문이다. 그런데 이게 감정론으로 발전하면서 마치 '자신들의 흡연권을 탄압하는' 방식으로 종종 오해하는 것 같다. 물론 비흡연자 일부 태도가 그런 인식을 전혀 유발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. (비흡연자가 까칠한 이유는 나중에 나온다)
재밌는 건 옛날에 써 먹혔던 잘못된 논리가 그대로 또다시 등장한다는 점이다. 그것도 시대에 맞춰 업그레이드까지 해서. 위의 포럼 댓글 중 ε♡з라는 분의 논조를 보면, 옛날부터 나왔던 “담배 연기보다 자동차 매연이 더 심각하므로 자동차를 없애야 한다!”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확장시키고 있다.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비교 대상이 아닌 것을 대입시키려 하니까 문제다. 엄밀히 말해서 흡연은 개인의 기호 선택 문제이지만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건 교통수단으로서의 필요 당위성이 있다.
흡연자들 자신도 주장하지 않는가. “흡연은 개인의 기호 식품”이라고.1 잘 알고 있으면서도 교통수단과 비교하려 드니 논조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것이다.
흡연자들이 잘 착각하는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흡연권만 존재한다는 은연 중의 믿음이다. 당연히 그렇지 않다. 흡연권이 있다면 흡연 거부권도 존재한다. “내가 피고 싶어서 피는 데 무슨 문제냐?”라고 하지만, 비흡연자는 담배 냄새를 거부할 권리도 있다(냄새뿐 아니라 연기, 재까지도).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핀다면 문제가 없다. 그렇게 되지 못하니 항상 문제가 된다.
흡연자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. 흡연하고 있을 때는 잘 깨닫지 못하겠지만 자식을 위해서든 어떤 계기로든 멈추게 되었을 때, 담배 냄새가 어떤 느낌인지 잘 맡아보라고 권하고 싶다. 담배를 피울 때는 느끼지 못했던, 본능에서부터 느껴지는 거부감의 정체2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. 흡연자였다가 담배를 끊은(또는 쉬는)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다고 얘기하는 사례를 보아왔다.
때때로 비흡연자가 흡연자들을 저주에 가깝게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리적인 본능 때문이다. 비흡연자들은 잘 알겠지만 담배 냄새를 맡으면 그 애매하고 이상한 느낌에 자기도 모르게 불쾌감이 확 솟아오른다. 이건 정말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. 상쾌한 아침 출근길에 맡는 담배 냄새나, 겨울 청명한 하늘 아래 은근히 풍겨오는 담배 냄새는 정말 참을 수 없을 지경이다. 흡연자도 담배 냄새가 꼭 좋은 건 아니라고들 하던데 밥 먹을 때 옆 사람 담배 냄새를 맡아보길 바란다. 어떤 흡연자는 그런 상황일 때 밥맛이 다 떨어진다고 하더라. 흡연자가 이럴진대 비흡연자는 오죽하겠느냐 말이다.
나는 거리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되었으면 한다. 그뿐만 아니라 담배가 마약으로 규정되어 판매되지 않았으면 한다. 물론 이런 게 이루어질 가능성은 작다. 일단 담배로 벌어들이는 국가 세금이 어마어마할 테고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생각해야 한다. 뭐랄까 현실적으로는 이미 뗄 수 없는 합법적인 마약을 유통하고 있는 상태랄까. 흡연자 중 일부는 이것을 시인하기도 한다. 자신은 마약을 하고 있는데 떼고 싶어도 떼치지 않는다는 거다. 정말 마약이다.
사실 이런 일은 전에도 말했듯이 절대로 좁힐 수 없는 간격에 해당한다.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영원히 이어질 반대 구도다.
그러고 보니 저런 논쟁을 보면서 개발자들이 모인 곳이라는 사실에 웃음이 나왔다. 컴퓨터의 디지털 논리를 다루는 개발자가 이런 아날로그 논리로 논쟁하는 건 참 재미있다. 비록 거기에 거친 감정이 오가긴 하지만…
관련 글:
펌(스크랩), 메울 수 없는 둘의 간격
좁힐 수 없는 간격 #1 : “오타쿠”
* 별로 길지도 않은 글인데 맞춤법 검사를 해보니 서른 개 가까이 지적이 나왔다. 이런 글은 맞춤법에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데, 역시 한글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. 고치는 도중 웹 표준이 떠오른 건 또 하나의 연결 고리랄까. 완벽함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. 흡연 문제도 완벽하게 처리될 수는 없다.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이기 때문이다.

Posted by noname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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잊을만 하면 이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군요.
Tracked from Studioxga.net 2007/04/09 11:37 Delete담배를 피우는 새로운 매너를 만듭시다. Epilogue 담배, 그 놈의 담배가 뭐길래… 흡연자, 비흡연자는 행동의 구분이죠. 담배를 피우는가 안피우는가입니다.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끽연가와 혐연가네요. 저는 흡연자이져 끽연가입니다. 담배를 피우고 즐기고 있습니다. 그래서 이런 소리 하는 거 아니냐? 싶겠지만, 제가 글 시작에서도 이야기했고 총집편에서도 이야기했고 심지어는 에필로그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. 첫번째, 금연을 이야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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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행시에 담배좀 끄면 안됩니까?
Tracked from monOmato_PICTURES 2007/07/07 10:05 Delete이런 사람 뒤에 따라가면 담배연기가 얼굴로..아침 출근길........지하철에서 올라와서 맑은 공기(랄 것도 없지만 지하보단 낫죠)를 마실려고 숨 들이키는데난데 없이 들어오는 담배연기에 켁켁켁아직 에스컬레이터를 다 나오지도 않았는데........앞 앞 앞 아저씨가 엘레베이터를 내리자마자 연기를 뿜어 댔군요.......에스칼레이터 탈때 부터 입에 물고 있다가입구가 보이자 불 붙였나 봅니다...........아침 부터 살인 충동 느꼈다면 과장일까요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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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거리 흡연 금지법, 또 시작이냐?
Tracked from :: LILIS's Selections :: 2008/07/28 16:56 Delete기사 : 길거리 흡연 제한 추진된다 - 조선일보내가 즐겨 피는 말보로 레드는 현재 한 갑에 2,500원이다. 이 2,500원에 여러가지 세금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건강보험에 바로 흡수 되는 건강증진부담금. 2007년에 거둔 건강증진부담금은 총 14조 4,000억원 정도인데, 그 중 담배값에 포함되는 것은 약 10%인 1조 5천 486억원이라고 한다. 또한 부가가치세(VAT) 10%에 담배소비세, 지방교육세, 폐기물부담금까지 포함된다. 그...



